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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향미님의 빛나는 반론을 읽고

구태익 | 2002.01.30 01:01 | 조회 3195
최향미님의 빛나는 반론을 읽고 잠시 망연(茫然)했습니다. 차라리 얼토당토않은 말씀을 하셨더라다면 대꾸조차 않을텐데.. 조목조목 다 옳은 말씀이니 이것 참 뭐라고 반박을 해야 하나 쩝~...

어릴 적부터 어머님 말씀을 잘 듣던 이 착한 아들은 남하고 싸우는 걸 정말 싫어하는데(비록 동생 울리고 야단맞기를 밥먹듯 하긴 하였지만)...

저토록 비분강개(悲憤慷慨)하시며 절치부심(切齒腐心)하시어 와신상담(臥薪嘗膽)하시고 권토중래(捲土重來)하시어 일필휘지(一筆揮之)하시니, 최향미님을 흠모하는 많은 농부리들에 에워싸인 사면초가(四面楚歌)에 진퇴양난(進退兩難)이라...

이 절대적으로 불리한 어웨이(away)경기에서 홈그라운드 텃세를 업고 맞장 뜨자고 덤비는 최향미님(\"구선배님→구선배→구씨\"로 이어지는 저 당돌함!!) 앞에서 맥없이 꼬랑지를 내려야하나? 아니면 뭐라고 한 마디는 내뱉고 하직해야 하나?

그러다 혹 옛날 버릇처럼 동생 심하게 울리면 황계순은 내 편을 들어줄까? 저그 농부리 동생편을 들까? 둘이서 싸우다 망신창이 되면 향미님이 불쌍할까? 내가 더 불쌍할까(물어보나 마나지)? 싸움 붙이는 관객들(변(소)문(지)기 이하 여러분들)이야 즐겁겠지만, 허 참 생각이 복잡하오이다.

괜히 콧털을 잘못 건드렸구나... 후회막급(後悔莫及)!!!

...

(고민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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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결심했소이다. 이왕 내친걸음 갈 때까지 가보는게지요, 뭘...

·최향미 : 고구려의 자폭(自爆)?

·구태익 : \"살아있는 모든 생명체는 수명(壽命)이 있다\"는 말로써 일단 반박하겠습니다. 국가가 무슨 생명체냐굽쇼? 혹시 이렇게 말씀하실 분은 안계시겠지만, 자동차나 사람이나 나라도 다 일정한 수명이 있습니다. 내구연한(耐久年限) 말이지요.

서양역사를 화려하게 주름잡았던 절대강자 로마제국도 결국은 오도아케르에게 망했고(물론 서로마제국 1,000여년이 더 갔지만 그것도 역시 터키한테 망했지), 중국역사를 보시면 중국을 통일한 왕조의 평균수명은 300년에 불과합니다. 역사책을 보세요. 신통방통하게도 거의 300년 내외입니다. 물론 수(隋)나라는 30년만에 망했고 원(元)나라도 150여년만에 막을 내렸지만, 당(唐)·송(宋)·명(明)·청(淸)은 거의 300년 내외입니다.

이에 비해 백제·고구려 700년, 신라 1,000년, 고려·조선 500년은 이어갔지요. 왜 그랬을까요? 우리 나라 사람들은 물건을 아껴 쓰고 짱꼴라들은 헤퍼게 쓰기 때문일까요? 아닙니다. 우리는 단일민족이고 중국은 다민족국가이기 때문이겠지요. 다민족국가가 통일을 이루어 내부의 적들을 물리치고 왕조를 튼튼히 유지하는데는 3대 즉 약 100년의 세월이 흘러가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해서 물패 정리가 끝난 다음 100년간은 왕조의 최번성기를 맞이하며, 그 다음 100년간은 흥청망청하다가 망쪼가 들면서 잠재되었던 내부의 모순들이 꿈틀거리고 일어나 내분이 격화되고 관리들의 부정부패가 만연하면서 농민반란으로 결국 막을 내린다는 스토리입니다.

여기에 비해 단일민족을 자랑하는 우리 나라는 이민족(異民族)간의 내부갈등과 모순이 없고 국토 역시 아담 사이즈이기에 오래 버텼던 것이지요. 그러니 고구려가 망한 것은 외부적인 요인 즉, 계속된 수(隋)·당(唐)과의 전쟁에서 승리는 하였지만 이미 경제가 피폐해지고 국력소모가 많았다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가 없으며(싸움을 하면서 한 대도 안맞고 상대를 이길 순 없지요), 내부적으로는 이러한 위기상황에서 국론분열과 권력암투 그리고 이에 따라 잠재되어 있던 이민족(異民族)갈등이 표면화되어 붕괴직전의 상황으로 몰렸다는 것을 아셔야 합니다.

물론 저 역시 \"고구려 그놈들 잘 망했다\"고 고소해하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 안타까울 뿐이죠. 하지만 중국의 역대왕조의 흥망에서 보듯이 덩치 큰 나라를 운영하기 위해서는 여간한 카리스마가 아니고는 경영하기 어려우며, 그렇다고 해도 결국은 수명을 다하면 망한다는 얘기를 하고 싶은 것입니다.

물론 이 글을 보실 중국사람들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기에 감히 드리는 말씀이지만, 저는 저 거대한 중국이 언제 망하나하고 기다리는 사람입니다. 그래야 뭔가 뜯어먹을 일이 생기지요. 역사적으로 한반도는 중국이 사분오열(四分五裂)로 갈기갈기 찢어져 저네들끼리 치고박고 싸울 때 발뻗고 편히 살았고, 중국이 통일되면 항시 괴로웠다는 점을 상기하시기 바랍니다. 그러나 중국이 통일된 것이 1949년이니 망하려면 아직도 평균수명 250년 남았으니 향미님이나 나나 우리 세대는 덕 보기는 틀린 야그죠..

이런 점에서 백제도 마찬가지이고, 결국 신라도 마찬가지 운명을 걸었습니다. 다만 백제와 고구려가 연이어 망할 그 당시, 늦게 시작했던 신라는 고구려·백제같은 훌륭한 반면교사를 통해 국운이 상승할 무렵이었다는 것이 저의 생각입죠.

그러나 향미님의 논지에서 다소 거북한 것은 남의 나라를 \"깡패\", 남의 임금을 \"깡패짱\"이라 하고 신라를 영 형편없는 나라로 매도하신 부분입니다. 싫던 좋던 당(唐)나라는 중국 역사에서 한(漢)나라 다음으로 아주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 국가이며, 우리에게 당송팔대가(唐宋八代家)로 널리 알려질 만큼 문화적 업적도 찬란했던 나라이었다는 점을 상기하시기 바랍니다.

또한 신라 역시 우리의 강역을 축소시킨 책임을 면할 수는 없으나, 우리 민족 최초의 통일국가를 이루었으며 이로 인해 우리는 지금과 같은 분단상황을 비정상이라 생각하고 통일을 염원하는 단초를 제공하였다는 점과 신라가 이룩한 문화유산 역시 빛난다는 점을 볼 때 그렇게 매도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하지요(너무 꼰대 같은 이야긴가요?).


·최향미 : 당나라의 국력

·구태익 : 앞의 논지와 중복


·최향미 : 이성계의 사불가론(四不可論)은 허구

·구태익 : 일단 우리가 몇 해전 유명했던 드라마 \"용의 눈물\"이었던가? 이성계의 건국스토리를 다룬 것에서 보았듯이 이성계가 朴모씨나 全·盧씨처럼 구국의 결단이었는지, 정권찬탈의 구테타였는지는 아무도 모릅니다만, 저도 이성계가 정권야욕이 없었다고 부정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사불가론(四不可論)은 결코 허구는 아닙니다. 고려말에 이르면 고려 역시 밧데리가 거의다 방전된 상태여서 재충전을 하고자 했던 개혁군주 공민왕마져 암살되고 혼돈은 극심에 달했습니다. 대내적으로는 권문세가와 신흥사대부의 대립, 대외적으로는 왜구와 홍건적의 계속되는 침입으로 정국은 더욱 어수선하였습니다.

이 때 요동정벌을 명(命) 받은 이성계는 심각한 고민에 빠졌을 것입니다. 왜적과 홍건적 토별로 명성을 날리던 이성계로서는 신분상승을 위한 절호의 기회이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요동정벌은 군사전문가로 볼 때는 다분히 엉성한 계획이었다고 판단했을 것입니다. 당시 동원된 병사가 얼마인지 아십니까? 총병력 5천여 명, 동원된 말은 21,682필이었으나 적군의 사기를 죽이기 위해 10만 병력이라고 말했다는 것이 제가 찾아본 당시 상황(http://koryo.urinara.com/참조)이었습니다.

이런 말은 향미님께서 감정적 대응이라 생각하실까 봐 언급하지 않으려 했으나, 당시 최영장군은 고려 우왕(禑王)의 장인으로서 탄탄한 권력기반을 다지고 있었으니 황금도 돌로 보였을 것입니다. 그런데 왜적을 토벌하고 홍건적도 토벌하여 승승장구하며 뜨는 별을 보자 위협을 느꼈을만하지 않습니까? 그러니 요동정벌론을 내세워 이성계를 위기상황으로 내몰았을 것이라 저는 해석합니다(그게 바로 권문세가와 신흥사대부의 대립이죠).

그러나 이성계는 일단 요동정벌계획을 처음에는 강력히 반대하였지만 왕명을 어찌할 수 없어 출병을 하였다가 재차 군대를 서경(西京, 평양)에 머물게 하며 요동정벌계획을 보완하여 가을에 출병하자고 하였다는 것입니다(위의 인터넷주소 참고). 하지만 우왕과 최영의 압력에 굴하여 떠밀려 갔다가 결국은 회군을 한 것이죠. 이것이 정말 구국의 용단이었는지, 권력찬탈의 서막이었는지는 아무도 모르지만...

자, 그럼 여기서 사불가론(四不可論)이 왜 허구가 아닌가?

첫째, 작은 나라가 큰 나라를 거역할 수 없다. 이건 5천의 군사로 명(明)나라 10만 군사를 이길 수 없다는 현실인식에 바탕을 둔 것입니다. 세상에 쨉(jab)이 되나요? 20배나 되는 군사를 무신 수로 이기나요?

둘째, 여름전쟁은 어렵다. 사실이죠. 우리 나라 여름은 변덕무쌍한 날씨에다 태풍과 장마로 인해 언제 압록강물이 넘칠지 모릅니다. 게다가 벼농사는 여름이 얼마나 바쁜 때입니까? 그러니 추수해서 식량을 비축하고 엉성한 정벌계획도 보완해서 한판 맞짱 뜨자는 얘기이었지요.

셋째, 왜적침입 우려.. 사실입니다. 국방력이 북쪽에 쏠리면, 요 거머리같은 게다짝들이 와글와글 달라붙죠. 고려시대 내내 왜구들의 노략질에 얼마나 진절이를 쳤는지 배워서 잘 아시쟎아요? 그러니 이성계가 왜구소탕을 한다고 했지만 불안하였을 것입니다.

넷째, 장마철.. 당시 우리의 가장 주무기가 무엇이었습니까? 활이쟎아요. 우리 겨레를 중국인들이 동이족(東夷族)이라 불렀던 것 아시죠? \"이(夷)\"자가 뭔가요. 대(大)+궁(弓)이쟎아요? 이 때 클 대(大)는 반드시 큰 것만을 의미하지는 않지요. 잘한다는 뜻입니다. 또한 이성계 역시 다소 과장이 많이 섞였을 것입니다만, 신궁(神弓)소리를 들었던 금메달리스트쟎아요? 그런데 활을 쓸 수 없는 계절에 출병하라니 가서 곱닷이 죽으라는 얘기지 뭡니까?

향미님, 저도 우리 나라를 사랑하고, 우리 나라 좋은 나라였으면 하는 평범한 아저씨입지요. 물론 우리 역사와 선조들이 안타깝고 또 남부끄럽다고 느낀 적도 많지만 현실은 현실로서 인정합시다. 그렇다고 달라지는 것은 없어요. 다만 저는 우리 역사의 중요한 순간에 판단을 내려야했을 그 당시의 선조들이 당대의 최고 정보들을 바탕으로 최선의 결정을 내렸다고 믿고 싶다는 것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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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앗따 모처럼 시간 나서 점심 먹고 느긋하게 한 글 써보려 했더니, 입시철이라 웬 전화와 방문객이 잦은지.. 글빨 받았을 때, 일필휘지(一筆揮之)해야하는 건데 중간중간 방해꾼들이 많아 이제 겨우 숙제 다했네.. 향미님 언제 분당을 오시거나 내가 황여사랑 대전을 내려가서 <2009 로스트 메모리즈> 영화 한 편 보고 계속 논쟁 벌였으면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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