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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공월드컵 1차예선 그리스전을 보고..

구태익 | 2010.06.13 01:01 | 조회 1152
어제(6/12) 본 남아공 월드컵 B조 1차예선 대한민국과 그리스의 경기는 정말 내 눈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모든 선수들이 발군의 실력을 보여 온국민들에게 큰 기쁨을 안겨주었다. 이 선수들이 엊그제까지 수비불안과 골결정력 부족으로 허둥대던 선수들 맞나? 싶을 지경이었다.

경기전 아무리 이빨 빠진 호랑이 신세일지라도 큰 키에 체력과 기술이 앞선 유럽팀을 쉽게 이기기 어려울 것이라 예상했는데, 그리스의 공격루트를 사전에 가로막고 길목을 차단해버리니 그리스의 공격진은 허둥지둥하다 제대로 공격다운 공격 한번 해보지 못하고 무기력하게 무너졌다. 마치 평소 우리 선수들이 월드컵에 나가면 엄청난 부담감을 이기지 못하여 상대의 공격력 앞에 주눅이 들어 허둥대다가 지고마는 그 모습 그대로를 그리스팀이 답습한 꼴이었다.

우리 태극전사들의 침착하고 노련한 경기운영이 정말 돋보였다. 전광석화 같은 이정수의 첫 골도 그렇거니와 왜 박지성일 수 밖에 없는지를 보여준, 상대의 패스를 차단하여 볼을 빼앗은 뒤 화려한 드리볼로 수비수 두 명을 제치고 당황한 골키퍼마져 따돌린 뒤 침착하게 골키퍼 반대쪽으로 질러넣은 박지성의 두번째 골은 내가 본 우리 대표팀의 역대 월드컵 골 중에 가장 아름다운 골이었다(여지껏 역시 2002년 폴투칼전에서 박지성이 보여준, 화려한 몸놀림으로 상대를 제치고 골키퍼 가랭이 사이로 밀어넣은 결승골이었다).

16강까지 남은 경기는 두 경기, 난 어쩌면 그리스처럼 다혈질인 라틴족의 나라 아르헨티나가 검은 표범들로 구성된 나이지리아 보다 좀더 쉬운 상대가 아닐까 생각이 든다. 아르헨티나전 역시 수비진들의 완벽한 뒷받침만 된다면 다혈질인 그들은 공격이 풀리지 않아 흥분하게 될 것이고 그렇게 되면 경기양상은 우리 팀에 유리하게 전개될 것이라 전망하기 때문이다.

이왕 내친 걸음, 16강까지 Go 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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