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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 이야기

필리핀에서 경험한 작은 기적

구태익 | 2013.12.28 01:01 | 조회 2160
올해도 작년에 이어 필리핀 어학연수를 떠나는 우리 학생들을 인솔하여 필리핀 바기오를 다녀왔습니다. 가는 길은 인천공항에서 꼬박 12시간.. 공항 활주로에서 1시간을 지체한 것까지 포함하여 5시간이 걸려 마닐라공항에 도착하니 12/23(월) 새벽 1시.. 하지만 우리를 바기오까지 데려다줄 버스가 오지 않아 1시간을 29도가 넘는 공항청사에서 기다렸다가 터덜거거리는 산길을 6시간이나 달려 바기오 웨일즈어학원에 도착한 것이 아침 8시였습니다. 좀처럼 멀미를 하지 않는 체질이지만 속이 미식거리고 온몸이 쑤시고 아파 며칠간 힘들었습니다. 하지만 돌아오는 날 기분좋은 일이 있어 몸과 마음이 개운해지고 필리핀 사람들에게 다시금 감사의 마음을 느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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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기오에서 돌아오기 하루 전날(12/25)밤.. 그날은 크리스마스이기도 하고 내일이면 한국으로 돌아와야 하므로 이번 어학연수에 참가한 조경과 재학생 두 명(오지예와 허석) 그리고 함께 따라나선 화훼디자인과 여학생 한 명과 함께, 소주나 한 잔 하자며 바기오 시내 한국식 삼겹살집을 찾아 나섰습니다.

그 삼겹살집은 .. 하루 전날(12/24) 웨일즈어학원장이 저녁을 사겠다 해서 함께 갔던 곳이었습니다. 어학원 앞에서 택시를 잡아타고, 택시기사에게 어제 그곳을 들렀을 때 찍었던 주변 사진을 보여주며 ‘어딘지 알겠느냐?’ 했더니, 유심히 카메라 속 사진을 보던 그 기사는 알겠다며 우리를 그곳 근처까지 안내해주었습니다. 택시요금은 45페소가 나왔지만, 50페소짜리 지폐를 건네며 거스름돈은 필요 없다 하고 서둘러 택시에서 내렸습니다. 우리가 택시에서 내리자마자 식당에서 나온 한국여성 두 명이 그 택시를 타고 바로 떠났습니다.

택시에서 내려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무심코 바지주머니에 손을 넣은 순간, 카메라가 없어진 걸 알아차렸습니다. “앗.. 카메라를 택시에 두고 내렸다!” 그렇습니다. 기사에게 사진을 보여주고 카메라를 접어서 바지 왼쪽 호주머니에 집어 넣었는데, 헐렁한 반바지를 입었던 탓에 카메라가 호주머니에서 삐져나온 걸 모르고 그냥 내렸던 것입니다.

순간 O.T. 때 어학원장께서 우리 학생들에게 거듭 강조해 당부하던 말씀이 생각났습니다. “바기오는 치안상태가 양호한 곳이라 소매치기나 강도는 거의 없지만 젊은 학생들이 헐렁한 편한 바지를 입고 시내관광에 나섰다가 카메라나 휴대폰을 흘리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는 데, 이 경우 되찾기는 거의 불가능하다”고 했던 이야기 말입니다. 그렇습니다. 질 좋은 한국 휴대폰이나 디카는 중고시장에 되팔면 큰돈을 받들 수 있으므로 잃어버린 카메라나 휴대폰을 되찾기는 거의 불가능합니다. 우리나라도 비슷하지만, 운전기사가 굳이 찾아주려고 노력하지 않으면 분실물을 되찾기는 불가능하지요. 하다못해 디지털 카메라는 되팔아먹지 않더라도 주운 사람이 그냥 제 것으로 여기고 사용하면 찾을 되찾을 방법이 전혀 없지요.. -.-ㆀ

택시를 타고 간 한국여성들이 나왔던 식당(그곳은 한국식 해장국집)으로 뛰어 들어가 주인에게 ‘혹시 방금 나간 한국여성 두 명 아는 사람이냐?’ 물어봤으나 전혀 모르는 오늘 처음 온 사람이라 하고, 방금 벌어진 상황을 얘기하면서 ‘혹시 되찾을 방법이 있겠냐?’ 물어봐도 거의 불가능하다는 대답일 뿐.. 그래도 혹시 그 기사가 되돌아올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그 자리에서 10분만 기다려 보기로 하고 목을 뺀 채 기다려보았으나 소득은 없었습니다.

애써 마음을 진정하고 어제 그 삼겹살집을 찾아가 소주와 삼겹살을 시켜 먹었지만 마음이 영 편치 않았습니다. 작년 이 무렵에 필리핀 오면서 새로 산 카메라인데.. 카메라에서 찍은 사진을 바로 Wi-Fi로 SNS에 올릴 수 있는 기능이 탑재된 최신형인데.. 더 중요한 사실은 내 것이 아니고 둘째 아들 꺼였는데.. 그리고 무엇보다도 내가 좀처럼 그렇게 잘 흘리고 다니는 성격이 아닌데, 왜 하필 헐렁한 반바지를 입고 나왔을까 하는 후회 등등..

하지만 소주가 한 잔 들어가니 그까짓 카메라야 군대 간 작은 아들 제대하기 전까지 새로 사주면 되겠고, 사진들이 좀 아깝긴 하지만 그거야 뭐 꼭 내가 찍지 않았어도 학생들이나 스텝들이 찍은 것들이 많으니 공유하면 되겠다 싶으니 마음이 편해졌습니다. 그러고는 잊어버리기로 하고, 학생들과 이런 저런 수다를 떨며 소주 한 잔에 석별의 정과 더불어 내일부터 열심히 공부할 학생들에게 당부를 하며 기분 좋게 이국 땅에서 크리스마스 파티를 하고 돌아왔습니다.

다음날 출국 비행기 시각은 12:15이지만, 바기오에서 마닐라까지는 5시간 이상 걸리므로 내일 아침 새벽 4시에 어학원을 출발하여야 했으므로 들어와 짐을 챙기고 이내 잠이 들었지요. 다음날 새벽 4시에 출발하여 마닐라 공항에는 9시가 조금 넘어 도착했고, 발권을 마치고 이러저리 어슬렁거리다가 Wi-Fi가 되는 지역에 들어가니 카톡이 바로 들어왔습니다.

휴대폰을 열어보니 우리 학생들과 함께 8주간 영어공부를 자청하고 현지에 남았던 산학단 조인숙팀장으로부터의 문자였습니다. 내용인즉 ‘처장님 카메라 찾았어요.’라는 전혀 기대하지 않은 반가운 메시지.. 반가운 마음에 당장 전화를 했더니 착신금지 신청을 해두었는지 연락은 되지 않아, 어떻게 찾았는지 다시 카톡으로 물어봤더니 한참 후에 ‘기사가 가져왔어요’라는 한줄 답이 왔습니다.

그렇습니다. 어제 그 택시기사가 차안에 놓고 내린 카메라를 발견하고 오늘 아침에 어학원을 찾아와 주인을 찾아주라며 맡기고 간 것입니다. 이건 기적이지요. 현지 한국인들 이야기로는 필리핀에서 거의 있을 수 없는 기적이 일어난 것입니다. 운이 정말 좋았던 것 같습니다. 착한 운전기사를 만난 것이..

아닙니다. 필리핀 사람들은 그렇지 않을 것입니다. 6․25전쟁 때 UN군의 일원으로 참전하여 우리를 구해준 고마운 나라, 전쟁 후에는 절대빈곤의 배고픔에 시달린 우리들에게 통일벼를 개발하도록 농업기술을 전수하여 배고픔으로부터 탈출을 도와준 나라, 1960년대에는 자재와 기술을 무상으로 지원해줘 장충체육관을 지어준 고마운 사람들, 그리고 지금은 영어에 시달리고 있는 우리 국민들에게 영어를 가르쳐주고 있는 고마운 사람들이 필리피노들입니다. 혹시라도 필리핀사람들에게 오해나 편견을 가진 사람들 있다면 오해와 편견을 버려야 할 것입니다.

순박하고 착한 좋은 이웃 필리피노..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You are Good Neighbo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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