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천 정원집에 관한 일화

지난 주 목요일(9/20) 학과사무실 조교선생님으로부터 연락이 있었습니다.

홈페이지 [갤러리/별서답사]에 올려진 김천(당시 금릉군) 개령면 정원집 사진과 도면을 보신 허진 대법관님의 가족 분께서 전화를 주셨다고.. 연락처를 받아 전화를 드렸더니, 許대법관의 손녀이신 할머니(1935년생)께서 우연히 내 홈페이지에 올려진 정원집 사진과 도면을 보시고 너무도 감격하시어, \'마치 그리운 고향을 만난 것 같고 마치 내가 친척처럼 느껴진다\'는 말씀과 함께 미국 계신 동생분께서 정원집이 황폐화(홍수로 큰 피해를 입은 뒤 방치되었다고 함) 하기 전에 찍어둔 사진이 있어 보내주시겠다고 하셨습니다.

생각해보니 개령의 정원집을 처음 들렀던 것이 아마도 1986년이나 1987년 무렵,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조교를 하던 당시 은사님들과 함께 “조선조 정원의 원형에 관한 연구”를 수행하면서 이었는데, 내가 맡았던 부분은 정원에 관련된 자료수집과 현황측량, 식생조사와 작정자(作庭者)의 행장(行狀)조사 등이어서 정확한 측량과 식생조사를 위해 아마도 3~4차례 더 들렀던 기억이 났습니다. 당시 정원을 만드신 분과 그 가족들의 행방을 알아내기 위해 마을사람들에게 탐문도 하였으나 내가 만난 사람들은 가계(家系)를 잘 알지 못하여, 대략적인 내력만 전해 듣고 연구를 마무리 지었던 큰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당시 가족 분들을 만나 뵐 수 있었다면, 당시 남겨진 사진이나 글이라도 발굴할 수 있었더라면 개령집 정원에 관한 해석이 더욱 풍부해졌을 텐데..

통화를 마치고 연구실로 올라가 책자를 뒤져보니, 마침 몇 해 전 古정원에 관심 있던 우리 학생들이 내가 가진 보고서를 가져가서 복사해 나누어보고 추가로 나에게도 복사본을 한 부 갖다 준 것이 있어 월요일(9/24)에 등기우편 발송하였더니, 오늘 아침 잘 받으셨다며 무척 고마워 하시는 메일을 보내오셨습니다.

혹시 보고서에서 잘못 해석한 부분들이 있거나 더 좋은 사진 혹은 자료가 있으면 홈페이지에 올려놓은 내용이라도 수정해 놓겠습니다. 그리고 또한 바램이 있다면.. 개령집 정원을 기억하시는 가족들이 생존해 계실 때 정원집을 복원할 수 있으면 정말 좋겠는데.. 정원집 역시 한 집안의 자산이기 보다는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의 문화유산이니까..

아무튼 20여 년 전 참여했던 프로젝트 내용의 일부를 홈페이지에 소개해 올려놓았더니, 생면부지의 후손께서 접속해보시고 잊고 계셨던 옛 기억을 떠올리며 고마워 하시니 자료를 올린 보람을 느끼며 한편으로 인터넷의 힘을 다시금 느낍니다.

http://tygu.yonam.ac.kr/gallery_01/gallery_read.php?seqid=207&cur_page=1&s=&t=&g_id=21>■ 김천시 개령면 정원집 도면
http://tygu.yonam.ac.kr/gallery_01/gallery_read.php?seqid=257&cur_page=2&s=&t=&g_id=20>■ 김천시 개령면 정원집 사진
(20여 년 전 찍은 슬라이드 사진을 스캔 받은 것이라 화질이 선명치 못함)